당신의 손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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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평범하던 ‘현수’의 일상에 커다란 파도가 들이닥쳤다. 처음엔 호기심이었다. 어느 날부터 매일 출근 도장을 찍으며 같은 메뉴, 똑같은 자리에 앉아, 타이핑만 치던 기다란 손가락에. 그리고 마침내 그 유려한 손가락이 뺨을 스쳐 지나간 순간. 마치 불에 덴다면 이런 기분일까, 했다. 길게 뻗은 눈매가 고혹적이다 못해 베일 것 같이 신비롭던 남자. 어느 날부터 그가 말을 걸어오더니, 온통 시야에 머물며 떠나가질 않는다. 따라붙던 시선은 언제나 집요했다. 그 눈길에 투과되어 모든 게 세상 밖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손가락을 다 부러트려 버릴까도 생각했어. 당신 팔 잡았던 오전의 그 남자 말이야.” “……!” "아니면 이 집에 가둬둘까." 뒤에서 감싸 안아 온 그의 체온이 뜨겁다. 낮게 가라앉아 있는 나지막한 목소리도, 그리고 목에 닿아있는 그 숨결까지. “이정현 씨.” “쉬이.” 뒤에서 감싸고 있던 그의 손끝이 현수의 팔 옷깃을 사락, 소리를 내며 의도적으로 스쳤다. 그 소리의 파형에 입술을 질끈 깨문다. 머리가 저릿할 정도로 묘했다. 늘 관찰하던 그 길게 뻗어있던 손끝이 닿는 것이. “당신 스스로 문 열고 온 거야. 그러니까 해석은 내가 해.” “흣.” “자고 가. 밤 새는 것도 좋고.“ 위험할 정도로 아름답게 포장된 남자. 더 이상은 아닌 척 거부할 수가 없다. 집요한 그의 눈길과, 자꾸 닿아오는 이 손끝을. kyleseo527@gmail.com

조용하고 평범하던 ‘현수’의 일상에 커다란 파도가 들이닥쳤다. 처음엔 호기심이었다. 어느 날부터 매일 출근 도장을 찍으며 같은 메뉴, 똑같은 자리에 앉아, 타이핑만 치던 기다란 손가락에. 그리고 마침내 그 유려한 손가락이 뺨을 스쳐 지나간 순간. 마치 불에 덴다면 이런 기분일까, 했다. 길게 뻗은 눈매가 고혹적이다 못해 베일 것 같이 신비롭던 남자. 어느 날부터 그가 말을 걸어오더니, 온통 시야에 머물며 떠나가질 않는다. 따라붙던 시선은 언제나 집요했다. 그 눈길에 투과되어 모든 게 세상 밖으로 드러나는 것처럼. “손가락을 다 부러트려 버릴까도 생각했어. 당신 팔 잡았던 오전의 그 남자 말이야.” “……!” "아니면 이 집에 가둬둘까." 뒤에서 감싸 안아 온 그의 체온이 뜨겁다. 낮게 가라앉아 있는 나지막한 목소리도, 그리고 목에 닿아있는 그 숨결까지. “이정현 씨.” “쉬이.” 뒤에서 감싸고 있던 그의 손끝이 현수의 팔 옷깃을 사락, 소리를 내며 의도적으로 스쳤다. 그 소리의 파형에 입술을 질끈 깨문다. 머리가 저릿할 정도로 묘했다. 늘 관찰하던 그 길게 뻗어있던 손끝이 닿는 것이. “당신 스스로 문 열고 온 거야. 그러니까 해석은 내가 해.” “흣.” “자고 가. 밤 새는 것도 좋고.“ 위험할 정도로 아름답게 포장된 남자. 더 이상은 아닌 척 거부할 수가 없다. 집요한 그의 눈길과, 자꾸 닿아오는 이 손끝을. kyleseo5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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