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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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가 또 사달을 냈구나. 늑혼 8년. 해마다 질리지도 않고 산을 어지럽히던 남편이 이번에는 상서로운 불여우를 잡아와 산 채로 가죽을 벗겼다. 그 뒤 하루, 여우가 완전히 죽고 온 마을이 고요해졌다. 사흘, 세상에 천벌이란 없는 듯 남편은 희희낙락했다. 닷새, 마을의 봉분이 훼손되고 방내 우물물이 붉게 물들었다. 이레, 개 짖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 본촌에 짐승 누린내가 짙었다. 이윽고 붉은 머리칼의 한 사내가 나타났다. "내 아내를 죽인 놈이 어디 있느냐고." "청공은 자리를 비웠으니, 애꿎은 가솔을 탓하지 말고 대신 날 잡아가시오." 활줄生이 끊어진 지 이미 오래이니 두려움도 미련도 없다. 그러나 교활한 여우는 이아가 죽은 듯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대가 날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 "여우님이 내게 도움을 구할 일이 무어가 있겠소." "그대 남편." 호량하가 악독한 웃음을 머금었다. "그대가 내 여인이 되면, 가장 통렬한 복수가 되지 않겠어?" #동양풍 #인외존재 #능글남 #무심녀 #가상시대물 #복수 #헌남편버리고새여우얻기 글 | 능금하 @koapple_river 표지 | 백슝 @baeksyung012 타이포 | 스튜디오 뭉소 @Studio_3ungss0

개새끼가 또 사달을 냈구나. 늑혼 8년. 해마다 질리지도 않고 산을 어지럽히던 남편이 이번에는 상서로운 불여우를 잡아와 산 채로 가죽을 벗겼다. 그 뒤 하루, 여우가 완전히 죽고 온 마을이 고요해졌다. 사흘, 세상에 천벌이란 없는 듯 남편은 희희낙락했다. 닷새, 마을의 봉분이 훼손되고 방내 우물물이 붉게 물들었다. 이레, 개 짖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 본촌에 짐승 누린내가 짙었다. 이윽고 붉은 머리칼의 한 사내가 나타났다. "내 아내를 죽인 놈이 어디 있느냐고." "청공은 자리를 비웠으니, 애꿎은 가솔을 탓하지 말고 대신 날 잡아가시오." 활줄生이 끊어진 지 이미 오래이니 두려움도 미련도 없다. 그러나 교활한 여우는 이아가 죽은 듯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대가 날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 "여우님이 내게 도움을 구할 일이 무어가 있겠소." "그대 남편." 호량하가 악독한 웃음을 머금었다. "그대가 내 여인이 되면, 가장 통렬한 복수가 되지 않겠어?" #동양풍 #인외존재 #능글남 #무심녀 #가상시대물 #복수 #헌남편버리고새여우얻기 글 | 능금하 @koapple_river 표지 | 백슝 @baeksyung012 타이포 | 스튜디오 뭉소 @Studio_3ungss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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