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의 올바른 태도를 고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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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회귀 #근대배경 #조기복수자남주X조기복수반대여주 #금수저신념여주 #다정상처남주 1870년. 신문에 찍혀있는 것은 8년 전의 날짜였다. 발트리아 대의회의 상원의원, 2대 카벨 공작 그레이스 오스틴이 총리의 외동딸이고 신문왕의 손녀였던 시절의 그 어느 날. 그저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난데없이 과거로 돌아왔다. 분명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스물이든 스물여덟이든 그레이스 오스틴의 삶은 언제고 부족함 없이 윤택하고 평탄했다. 사무치게 후회스러운 선택도, 견디지 못한 절망의 순간도 없었다.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녀에게 과거로의 귀환이란 정말 벼락처럼 찾아든 혼란일 뿐 기적적인 행운도 하늘이 무너질 듯한 불행도 아니었다. 다만 예기치 못한 변화는 혼란이 정리되기를 기다려주지 않았고 그레이스 오스틴은 그렇게 그를 마주했다. "꼭 한 번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본래대로라면 8년 뒤까지도 인사 한 번 나누는 일이 없어야 할 던체스트 공작. 비열한 음모에 빠져 처참히 몰락하게 될 랭커스트전의 영웅. 레이먼드 던체스트를. “부담스럽지 않게끔, 우선 친구부터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의 예비 원수들이 하나 둘 죽어가고 있는 낯선 과거에서. “당신은 진짜였고, 내가 할 수 있었던 가장 황홀한 망상 속의 당신조차 지금 내 앞에 있는 당신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해.” 기어이. *** “만약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시간을 되돌릴 방법이 있다면, 그래서 정말로 되돌아간다면 공작님께선 무엇을 하실 건가요?” “무엇이든 하겠지요.” “무엇이든……?” “예. 그게 무엇이든,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할 겁니다. 주어진 기회를 낭비하지 않을 거예요. 내 삶에는…… 진작 알았다면 좋았을 일들이 아주 많았으니까요.” 그레이스는 차마 지금이야말로 당신이 진작 알아두어야 할 일들이 가장 많은 시기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대신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무슨 농담이냐며 웃어넘길 수도 있었을 텐데, 양껏 진지한 얼굴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대답하는 레이먼드에게서는 어떤 묵직한 결의마저 느껴졌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에서 손을 떼고, 만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사람을 만나러 가겠죠.” 미계약작 작가 메일 : etudeaima@naver.com

#동반회귀 #근대배경 #조기복수자남주X조기복수반대여주 #금수저신념여주 #다정상처남주 1870년. 신문에 찍혀있는 것은 8년 전의 날짜였다. 발트리아 대의회의 상원의원, 2대 카벨 공작 그레이스 오스틴이 총리의 외동딸이고 신문왕의 손녀였던 시절의 그 어느 날. 그저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난데없이 과거로 돌아왔다. 분명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스물이든 스물여덟이든 그레이스 오스틴의 삶은 언제고 부족함 없이 윤택하고 평탄했다. 사무치게 후회스러운 선택도, 견디지 못한 절망의 순간도 없었다.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았다. 그러니 그녀에게 과거로의 귀환이란 정말 벼락처럼 찾아든 혼란일 뿐 기적적인 행운도 하늘이 무너질 듯한 불행도 아니었다. 다만 예기치 못한 변화는 혼란이 정리되기를 기다려주지 않았고 그레이스 오스틴은 그렇게 그를 마주했다. "꼭 한 번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본래대로라면 8년 뒤까지도 인사 한 번 나누는 일이 없어야 할 던체스트 공작. 비열한 음모에 빠져 처참히 몰락하게 될 랭커스트전의 영웅. 레이먼드 던체스트를. “부담스럽지 않게끔, 우선 친구부터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의 예비 원수들이 하나 둘 죽어가고 있는 낯선 과거에서. “당신은 진짜였고, 내가 할 수 있었던 가장 황홀한 망상 속의 당신조차 지금 내 앞에 있는 당신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해.” 기어이. *** “만약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시간을 되돌릴 방법이 있다면, 그래서 정말로 되돌아간다면 공작님께선 무엇을 하실 건가요?” “무엇이든 하겠지요.” “무엇이든……?” “예. 그게 무엇이든,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할 겁니다. 주어진 기회를 낭비하지 않을 거예요. 내 삶에는…… 진작 알았다면 좋았을 일들이 아주 많았으니까요.” 그레이스는 차마 지금이야말로 당신이 진작 알아두어야 할 일들이 가장 많은 시기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대신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무슨 농담이냐며 웃어넘길 수도 있었을 텐데, 양껏 진지한 얼굴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대답하는 레이먼드에게서는 어떤 묵직한 결의마저 느껴졌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에서 손을 떼고, 만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사람을 만나러 가겠죠.” 미계약작 작가 메일 : etudeaim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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