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둘이 살았던 소어섬. 이제는 혼자 살게 될 작은 섬에서 온통 붉은 옷을 입은 남자를 만났다. "수린." 섬 주변을 돌며 나를 저주하는 귀신들이 부르는 이름이었다. 남자도 귀신인 모양이었다. 정말 별 것들이 다 나를 수린이라고 불렀다. “재담? 그대의 이름은 수린이 아닌가?” 할머니. 제발 귀신들 좀 다 꺼지라고 해주세요. 엉엉. “재담아.” “네?” 아. 불쑥 들어온 목소리에 본의 아니게 대답하고 말았다. 지붕 위에서 시뻘건 옷자락이 펄럭이며 내려왔다. 내려오는 발소리 하나 없이 사뿐히 내려선 귀신이 눈을 마주했다. “드디어 대답하는구나. 숨바꼭질은 끝났느냐?” “으아악!” 아주 어렸을 때 이후로 오랜만에 귀신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내가 놀라던 말던 귀신은 꽃처럼 어여쁜 눈을 둥글게 접을 뿐이었다. 홍재담: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언대로 성인이 되기 전까지 혼자서 소어섬에서 숨죽여 지내는 중! 얼굴이 예쁘장한 귀신이 나타나는 바람에 정신을 못 차리겠네. 게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한 굿판의 환불 소송이 들어오고 있다고! 살려주세요! 할머니! 전 그냥 서울가서 재수도 하고, 회사도 취직해보고 싶은 평범한 소시민이란 말이에요! 린(수린): 홍재담을 무사히 섬에서 꺼내주려 했을 뿐인데, 귀신이니 아저씨니 온갖 수모를 들어버린 주작. 수린이 아니라고 들었지만, 그와 무척 닮아버린 외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음! 근데 그 이름을 나에게 준다고? 나... 나 그럼 평생 그대를 따라다니고 싶어지는데...
할머니와 둘이 살았던 소어섬. 이제는 혼자 살게 될 작은 섬에서 온통 붉은 옷을 입은 남자를 만났다. "수린." 섬 주변을 돌며 나를 저주하는 귀신들이 부르는 이름이었다. 남자도 귀신인 모양이었다. 정말 별 것들이 다 나를 수린이라고 불렀다. “재담? 그대의 이름은 수린이 아닌가?” 할머니. 제발 귀신들 좀 다 꺼지라고 해주세요. 엉엉. “재담아.” “네?” 아. 불쑥 들어온 목소리에 본의 아니게 대답하고 말았다. 지붕 위에서 시뻘건 옷자락이 펄럭이며 내려왔다. 내려오는 발소리 하나 없이 사뿐히 내려선 귀신이 눈을 마주했다. “드디어 대답하는구나. 숨바꼭질은 끝났느냐?” “으아악!” 아주 어렸을 때 이후로 오랜만에 귀신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 내가 놀라던 말던 귀신은 꽃처럼 어여쁜 눈을 둥글게 접을 뿐이었다. 홍재담: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언대로 성인이 되기 전까지 혼자서 소어섬에서 숨죽여 지내는 중! 얼굴이 예쁘장한 귀신이 나타나는 바람에 정신을 못 차리겠네. 게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한 굿판의 환불 소송이 들어오고 있다고! 살려주세요! 할머니! 전 그냥 서울가서 재수도 하고, 회사도 취직해보고 싶은 평범한 소시민이란 말이에요! 린(수린): 홍재담을 무사히 섬에서 꺼내주려 했을 뿐인데, 귀신이니 아저씨니 온갖 수모를 들어버린 주작. 수린이 아니라고 들었지만, 그와 무척 닮아버린 외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음! 근데 그 이름을 나에게 준다고? 나... 나 그럼 평생 그대를 따라다니고 싶어지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