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을 기다린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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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년 만에 남편이 돌아왔다. 그를 배신하고 묻어버린 나의 곁으로.’ 여름의 절정이던 7월의 끝자락, 그날의 재난 알림음은 불길한 경보음과 같았다. 서해 한 가운데의 땅울림은 긴 세월 바다 아래 잠들어 있던 반룡을 깨운다. 거울에 비친 그를 다시 마주했을 때 명주는 그대로 숨이 멎을 뻔하였다. 그녀의 남편, 사엽은 900년 전 자신이 봉인한 그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한 때 그는 제물이 될 뻔한 자신을 구하고, 멎어가던 자신의 심장에 영생을 선물했다. 그러나 행복은 잠시, 그들의 이야기는 완벽한 비극으로 끝을 맺었었다. 오해와 배신 속에 그는 뱃가죽이 찢긴 채 피눈물을 흘리며 차가운 서해 바다 아래 묻혔다. “…옥아.” 나는 당신을 버렸다. 그러나 이제는 그 누구도 부르지 않는 이름으로, 당신은 여전히 나를 부른다. 여전히 잔혹하고 순수한 당신의 눈은 나를 향한 복수심으로 뜨겁게 일렁인다. 그때, 몇몇 요괴들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인간과 요괴 사이의 조화가 깨지고, 사엽에게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 도래한다. 사엽은 마치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돌이킬 수 없는 맹세, ‘불역서약’을 제안한다. “…나를 원한다면, 영혼을 바쳐 날 사랑해 봐.” “…….” “내가, 아무 미련없이 너를 죽일 수 있게.” 반드시 돌려줄게. 나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의 손에 죽는 고통을. - 미계약 작품입니다. 메일 : longbow23@naver.com 표지배경출처 : Pixabay

‘900년 만에 남편이 돌아왔다. 그를 배신하고 묻어버린 나의 곁으로.’ 여름의 절정이던 7월의 끝자락, 그날의 재난 알림음은 불길한 경보음과 같았다. 서해 한 가운데의 땅울림은 긴 세월 바다 아래 잠들어 있던 반룡을 깨운다. 거울에 비친 그를 다시 마주했을 때 명주는 그대로 숨이 멎을 뻔하였다. 그녀의 남편, 사엽은 900년 전 자신이 봉인한 그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한 때 그는 제물이 될 뻔한 자신을 구하고, 멎어가던 자신의 심장에 영생을 선물했다. 그러나 행복은 잠시, 그들의 이야기는 완벽한 비극으로 끝을 맺었었다. 오해와 배신 속에 그는 뱃가죽이 찢긴 채 피눈물을 흘리며 차가운 서해 바다 아래 묻혔다. “…옥아.” 나는 당신을 버렸다. 그러나 이제는 그 누구도 부르지 않는 이름으로, 당신은 여전히 나를 부른다. 여전히 잔혹하고 순수한 당신의 눈은 나를 향한 복수심으로 뜨겁게 일렁인다. 그때, 몇몇 요괴들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인간과 요괴 사이의 조화가 깨지고, 사엽에게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 도래한다. 사엽은 마치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돌이킬 수 없는 맹세, ‘불역서약’을 제안한다. “…나를 원한다면, 영혼을 바쳐 날 사랑해 봐.” “…….” “내가, 아무 미련없이 너를 죽일 수 있게.” 반드시 돌려줄게. 나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의 손에 죽는 고통을. - 미계약 작품입니다. 메일 : longbow23@naver.com 표지배경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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