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시안아.” . “…부탁이 아니라. 애원을 해야지. 이규민 씨. 방법이 틀렸잖아.” 디베르티스망 Divertissement: ‘기분전환’이라는 뜻. 단순한 유희와 오락을 위한 무용 혹은 일련의 무용, 막간극 작품 키워드: BL, 현대극, 진지 BL, 시리어스, 약피폐물, 심리스릴러, 감금, 집착, 연민, 애증, 혐관, 구원, 약SM, 미인공, 연상공, 절륜공, 능욕공, 발레리노공, 헤테로공, 단정공, 성실공, 상처공, 미남수, 연하수, 재벌수, 공이었수, 집착수, 감금수, 상처수, 능력수, 살짝음침수, 살짝계략수, 처연수, 순정걸레수, 앞문란수 메인공: 정시안, 32세, 발레리노공, 미인공, 헤테로공, 까칠공, 다정공, 상처공, 연상공, 절륜공, 능욕공, 처연공, 단정공, 성실공 메인수: 이규민, 29세, 재벌수, 미남수, 공이었수, 집착수, 감금수, 상처수, 능력수, 살짝음침수, 살짝계략수, 연하수, 처연수, 순정걸레수, 앞문란수 * 이규민은 정시안을 감금했다. 감금하고 한 달이 넘어가는 동안, 이규민은 정시안을 건들지 않았다. 시안은 규민이 저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정해진 시간,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게 할 뿐. 제게 말을 걸어오는 일도 거의 없다. 정시안은 그런 이규민의 속을 알 수 없어 미쳐버릴 것 같다. 이규민은 정시안에게 제 이름만을 알려주었다. 정해진 시간마다 춤을 출 것, 그리고 정시안이 이 집을 나갈 수 없음을 통보했다. 그 외의 것들은 알려주지 않았다. 이규민이 고용한 가드들은 정해진 시간, 정시안의 방에 들어와 발목에 찬 족쇄를 풀어주고, 음악을 틀어준다. 정시안은 매일 같이 정신이 나간 상태로 제가 공연했던 곡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춤을 춘다. 어느 날 밤. 이규민은 정시안의 방에 들어와 서글피 울었다. 매일 이규민이 잠든 제 얼굴이나 감상하고, 가끔 제 춤이나 감상하고 가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서글피 우는 것을 보니 이상하게 그냥 둘 수가 없어 달래주었다. “제가 가서 때려줄까요.” 규민은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목놓아서, 아이처럼. 이렇게 듬직한, 그것도 다 큰 성인이, 그것도 저를 가둔 남자가. 서럽게 우는 것을 보니, 이상하게 마음속에 숨겨두었던 것들이 꿈틀댔다. 말없이 울기만 하는 규민의 머리를 쓸어주며, 시안이 말했다. “애 같아요. 그쪽.” 그때, 이규민은 묘한 다정함을 느꼈다. 정시안의 냉랭한 태도에서 처음으로 다정한 틈을 맛보았다. 이규민은 정시안에게 입 맞춰 버렸다. 그날, 그 시간 이후. 둘의 관계는 뒤틀렸다. 정시안은 이규민을 굴복시키려 하고, 이규민은 어떻게든 정시안을 속박하려 한다. 정시안을 가둔 방 안에서 둘의 역학관계는 계속 뒤바뀐다. 욕망은 욕망을 낳고, 서툰 표현은 미움을 낳고, 오해는 비뚤어진 애정을 싹틔운다. 작은 이 공간에서 둘의 욕망은 비뚤어진 가지를 친다. * “따뜻한 물 가져와요. 그리고 약도. 다 토했어. 뭐, 위염약 이런 거 있잖아. 다 찾아서 가져와요. 없으면 당장 가서 사와.” 시안이 고개를 들었다. 규민의 비스듬한 시선이 정확히 시안의 시선과 맞닿았다. 이번에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규민의 시선이 점점 시안의 시선과 직선거리로 맞닿았다. 두 사람의 사이에 작은 공간이 생겼다. 규민이 고개를 조금만 움직이면 입술이 맞닿을 정도의 공간이. “그리고.” 규민이 시안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걱정이 가득 묻은 얼굴로, 시안의 이마와 볼을 쓰다듬으면서. “구속복이랑 입에 물릴 것도 가져오고.” * 규민이 고개를 떨구고, 시안은 그런 규민의 턱을 쥐고 들어 올리는 짓을 반복했다. 규민은 제 밑을 채운 손가락 하나의 이물감에 바르르 떨었다. 자꾸만 예민한 곳이 찔렸다. 신음하지 않으려 힘주어 버텼다. “이규민 씨. 저 박으려고 했어요? 아니면 저한테 박히려고 했어요?” 규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시안의 손가락이 꽉 조여졌다. 다물리는 구멍의 힘이 상당했다. 살짝 젖은 것 같았는데 도로 뻑뻑해졌다. “대답 못 하겠어?” 규민은 고개짓도 하지 않았다. 시안이 속삭였다. “규민아.” 다시, ‘규민아’라 부른다. 그게 뭐라고 다정하게 느껴졌다. 마음이 풀어져 버렸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거 그만둘게.” “…….” “박히는 쪽. 맞아?” 규민이 고개를 저었다. 시안이 씨익 웃었다. * 주3회 자유연재. 미계약작. 작가 연락처 트위터: @nanakim_okii E-mail: hotel_adel@naver.com
“놀자. 시안아.” . “…부탁이 아니라. 애원을 해야지. 이규민 씨. 방법이 틀렸잖아.” 디베르티스망 Divertissement: ‘기분전환’이라는 뜻. 단순한 유희와 오락을 위한 무용 혹은 일련의 무용, 막간극 작품 키워드: BL, 현대극, 진지 BL, 시리어스, 약피폐물, 심리스릴러, 감금, 집착, 연민, 애증, 혐관, 구원, 약SM, 미인공, 연상공, 절륜공, 능욕공, 발레리노공, 헤테로공, 단정공, 성실공, 상처공, 미남수, 연하수, 재벌수, 공이었수, 집착수, 감금수, 상처수, 능력수, 살짝음침수, 살짝계략수, 처연수, 순정걸레수, 앞문란수 메인공: 정시안, 32세, 발레리노공, 미인공, 헤테로공, 까칠공, 다정공, 상처공, 연상공, 절륜공, 능욕공, 처연공, 단정공, 성실공 메인수: 이규민, 29세, 재벌수, 미남수, 공이었수, 집착수, 감금수, 상처수, 능력수, 살짝음침수, 살짝계략수, 연하수, 처연수, 순정걸레수, 앞문란수 * 이규민은 정시안을 감금했다. 감금하고 한 달이 넘어가는 동안, 이규민은 정시안을 건들지 않았다. 시안은 규민이 저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정해진 시간,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게 할 뿐. 제게 말을 걸어오는 일도 거의 없다. 정시안은 그런 이규민의 속을 알 수 없어 미쳐버릴 것 같다. 이규민은 정시안에게 제 이름만을 알려주었다. 정해진 시간마다 춤을 출 것, 그리고 정시안이 이 집을 나갈 수 없음을 통보했다. 그 외의 것들은 알려주지 않았다. 이규민이 고용한 가드들은 정해진 시간, 정시안의 방에 들어와 발목에 찬 족쇄를 풀어주고, 음악을 틀어준다. 정시안은 매일 같이 정신이 나간 상태로 제가 공연했던 곡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춤을 춘다. 어느 날 밤. 이규민은 정시안의 방에 들어와 서글피 울었다. 매일 이규민이 잠든 제 얼굴이나 감상하고, 가끔 제 춤이나 감상하고 가는 것을 알았지만. 이렇게 서글피 우는 것을 보니 이상하게 그냥 둘 수가 없어 달래주었다. “제가 가서 때려줄까요.” 규민은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목놓아서, 아이처럼. 이렇게 듬직한, 그것도 다 큰 성인이, 그것도 저를 가둔 남자가. 서럽게 우는 것을 보니, 이상하게 마음속에 숨겨두었던 것들이 꿈틀댔다. 말없이 울기만 하는 규민의 머리를 쓸어주며, 시안이 말했다. “애 같아요. 그쪽.” 그때, 이규민은 묘한 다정함을 느꼈다. 정시안의 냉랭한 태도에서 처음으로 다정한 틈을 맛보았다. 이규민은 정시안에게 입 맞춰 버렸다. 그날, 그 시간 이후. 둘의 관계는 뒤틀렸다. 정시안은 이규민을 굴복시키려 하고, 이규민은 어떻게든 정시안을 속박하려 한다. 정시안을 가둔 방 안에서 둘의 역학관계는 계속 뒤바뀐다. 욕망은 욕망을 낳고, 서툰 표현은 미움을 낳고, 오해는 비뚤어진 애정을 싹틔운다. 작은 이 공간에서 둘의 욕망은 비뚤어진 가지를 친다. * “따뜻한 물 가져와요. 그리고 약도. 다 토했어. 뭐, 위염약 이런 거 있잖아. 다 찾아서 가져와요. 없으면 당장 가서 사와.” 시안이 고개를 들었다. 규민의 비스듬한 시선이 정확히 시안의 시선과 맞닿았다. 이번에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규민의 시선이 점점 시안의 시선과 직선거리로 맞닿았다. 두 사람의 사이에 작은 공간이 생겼다. 규민이 고개를 조금만 움직이면 입술이 맞닿을 정도의 공간이. “그리고.” 규민이 시안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걱정이 가득 묻은 얼굴로, 시안의 이마와 볼을 쓰다듬으면서. “구속복이랑 입에 물릴 것도 가져오고.” * 규민이 고개를 떨구고, 시안은 그런 규민의 턱을 쥐고 들어 올리는 짓을 반복했다. 규민은 제 밑을 채운 손가락 하나의 이물감에 바르르 떨었다. 자꾸만 예민한 곳이 찔렸다. 신음하지 않으려 힘주어 버텼다. “이규민 씨. 저 박으려고 했어요? 아니면 저한테 박히려고 했어요?” 규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시안의 손가락이 꽉 조여졌다. 다물리는 구멍의 힘이 상당했다. 살짝 젖은 것 같았는데 도로 뻑뻑해졌다. “대답 못 하겠어?” 규민은 고개짓도 하지 않았다. 시안이 속삭였다. “규민아.” 다시, ‘규민아’라 부른다. 그게 뭐라고 다정하게 느껴졌다. 마음이 풀어져 버렸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거 그만둘게.” “…….” “박히는 쪽. 맞아?” 규민이 고개를 저었다. 시안이 씨익 웃었다. * 주3회 자유연재. 미계약작. 작가 연락처 트위터: @nanakim_okii E-mail: hotel_adel@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