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워준 인외에게서 도망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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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니 아저씨는 정말 완벽한 사람이었다. 잘생겼고, 멋있고 나를 자식처럼 아껴주는 사람. 다만 내가 아파트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 나가게 막는 것은 조금 속상했다. 나도 다른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대화하고 친해지고 싶은데. 그렇게 알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던 어느 날 나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몇 날 며칠 기회를 엿보다가 마침내 만나게 된 먼 가족. 그런데···. “저리가! 날, 날 보지마! 날 보면 안 돼!” 그 여자는 나를 보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비명을 듣고 그녀를 부축해 나가는 아저씨 가족들과 나를 방으로 돌려보낸 아저씨. 아저씨는 마음이 병든 사람이기에 나를 만나게 하지 못했다며 나에게 사과했다. 그런데, 나는 그 여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이상한 기억을 봤다. 동족의 감정에 공명하며 행복을 느끼는 ‘옌족’, 그들을 비호하던 ‘테본족’. 그리고 그 기억 속에서 테본족은 옌족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그들을 강제로 취했다. 그리고 옌족은 나와, 테본족은 아저씨와 아주 많이 닮아있었다. *** “아가, 너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이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가슴 아파하는 걸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 종족을 끝나지 않는 고통 속에 밀어넣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태연한 모습이었다. “···느껴지니까요. 내 가족이 겪은 상실감이, 그 고통이 기억을 통해 생생히 전해지니까. 아저씨도 그럴 거 아니에요. 누군가 사랑한다는 이유로 아저씨 가족들을 죽인다고 생각해 봐요.” 그 순간, 아저씨의 미간이 찌뿌려졌다. 혹시 죄책감을 느끼는 건가 싶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말도 안되는 상상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족이라니, 동족이겠지. 네 가족은 나 뿐인데.” “지금···, 그게 중요해요?” “그럼. 물론 나는 모든 옌족을 사랑하지만, 그 중 너를 가장 사랑하는 걸. 아무리 네 동족이라도 내 자리를 양보할 수는 없지.” 말이 안 통한다. 대화의 초점을 못 잡고 있잖아. “혹시 내게 가족이 남아 있다고 생각해서 속상한 걸까? 내 동족들은 나와 대등한 차원에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 의미도 없는 것들인데.” 갑자기 밀려오는 현기증에 비틀거리던 찰나, 아저씨가 순식간에 나를 부축했다. “네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으니 알려주마.” 아저씨가 닿고 나서부터 힘이 더 빠지는 것 같았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뿌리치려 했으나, 오히려 그의 품에 안긴 꼴이 되었다. “우리는 끝없는 시간을 함께한 서로보다 만난 지 하루도 되지 않는 옌족을 더 사랑한단다. 굳이 서운할 것도 없어.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이···, 괴물···.” 짓씹듯이 저주했으나, 아저씨는 설핏 웃음을 터뜨리며 속삭일 뿐이었다. “뭘 새삼.” *** 수: 윤 경(25살) 테본족의 말살의 날로 인간 가족을 모두 잃은 옌족의 마지막 아이. 말살의 날을 겪고, 공명으로 그 상실감이 극대화되어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다른 옌족과 다르게, 태어나는 순간 부모와 분리되어 테본족에 대한 증오 없이 자랐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동족의 기억과 감정을 엿보고, 테본족이 동족에게 행한 끔찍한 살육에 극도로 괴로워한 끝에, 자신을 키워준 윤서혁에게서 도망친다. 공: 윤서혁(nnnn~살) 지구에서 태어났으나, 인류가 탄생하기도 전에 모든 지식과 가치의 정점에 도달한 존재. 오래전 동족들과 지구를 떠나 은하계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우연히 들린 지구의 섬에서 옌족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옌족의 존재를 알게 된 테본족은 그들에게 어울리는 반려가 되기 위해 스스로에게 이름을 붙이고 인간형으로 변해 곁에 머문다. 하지만, 결국, 그들의 비틀린 소유욕은 옌족의 일상을 빼앗아 강제로 취하게 만들었다. 윤서혁 역시 변명의 여지 없는 테본족으로 윤경에게 모든 사실을 들키자 그 애를 위한 완벽한 덫을 준비한다. *메일:soyaun09051@naver.com

아빠, 아니 아저씨는 정말 완벽한 사람이었다. 잘생겼고, 멋있고 나를 자식처럼 아껴주는 사람. 다만 내가 아파트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 나가게 막는 것은 조금 속상했다. 나도 다른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대화하고 친해지고 싶은데. 그렇게 알 수 없는 외로움을 느끼던 어느 날 나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몇 날 며칠 기회를 엿보다가 마침내 만나게 된 먼 가족. 그런데···. “저리가! 날, 날 보지마! 날 보면 안 돼!” 그 여자는 나를 보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비명을 듣고 그녀를 부축해 나가는 아저씨 가족들과 나를 방으로 돌려보낸 아저씨. 아저씨는 마음이 병든 사람이기에 나를 만나게 하지 못했다며 나에게 사과했다. 그런데, 나는 그 여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이상한 기억을 봤다. 동족의 감정에 공명하며 행복을 느끼는 ‘옌족’, 그들을 비호하던 ‘테본족’. 그리고 그 기억 속에서 테본족은 옌족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그들을 강제로 취했다. 그리고 옌족은 나와, 테본족은 아저씨와 아주 많이 닮아있었다. *** “아가, 너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이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가슴 아파하는 걸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 종족을 끝나지 않는 고통 속에 밀어넣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태연한 모습이었다. “···느껴지니까요. 내 가족이 겪은 상실감이, 그 고통이 기억을 통해 생생히 전해지니까. 아저씨도 그럴 거 아니에요. 누군가 사랑한다는 이유로 아저씨 가족들을 죽인다고 생각해 봐요.” 그 순간, 아저씨의 미간이 찌뿌려졌다. 혹시 죄책감을 느끼는 건가 싶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말도 안되는 상상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족이라니, 동족이겠지. 네 가족은 나 뿐인데.” “지금···, 그게 중요해요?” “그럼. 물론 나는 모든 옌족을 사랑하지만, 그 중 너를 가장 사랑하는 걸. 아무리 네 동족이라도 내 자리를 양보할 수는 없지.” 말이 안 통한다. 대화의 초점을 못 잡고 있잖아. “혹시 내게 가족이 남아 있다고 생각해서 속상한 걸까? 내 동족들은 나와 대등한 차원에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 의미도 없는 것들인데.” 갑자기 밀려오는 현기증에 비틀거리던 찰나, 아저씨가 순식간에 나를 부축했다. “네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으니 알려주마.” 아저씨가 닿고 나서부터 힘이 더 빠지는 것 같았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뿌리치려 했으나, 오히려 그의 품에 안긴 꼴이 되었다. “우리는 끝없는 시간을 함께한 서로보다 만난 지 하루도 되지 않는 옌족을 더 사랑한단다. 굳이 서운할 것도 없어.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이···, 괴물···.” 짓씹듯이 저주했으나, 아저씨는 설핏 웃음을 터뜨리며 속삭일 뿐이었다. “뭘 새삼.” *** 수: 윤 경(25살) 테본족의 말살의 날로 인간 가족을 모두 잃은 옌족의 마지막 아이. 말살의 날을 겪고, 공명으로 그 상실감이 극대화되어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 다른 옌족과 다르게, 태어나는 순간 부모와 분리되어 테본족에 대한 증오 없이 자랐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동족의 기억과 감정을 엿보고, 테본족이 동족에게 행한 끔찍한 살육에 극도로 괴로워한 끝에, 자신을 키워준 윤서혁에게서 도망친다. 공: 윤서혁(nnnn~살) 지구에서 태어났으나, 인류가 탄생하기도 전에 모든 지식과 가치의 정점에 도달한 존재. 오래전 동족들과 지구를 떠나 은하계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우연히 들린 지구의 섬에서 옌족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옌족의 존재를 알게 된 테본족은 그들에게 어울리는 반려가 되기 위해 스스로에게 이름을 붙이고 인간형으로 변해 곁에 머문다. 하지만, 결국, 그들의 비틀린 소유욕은 옌족의 일상을 빼앗아 강제로 취하게 만들었다. 윤서혁 역시 변명의 여지 없는 테본족으로 윤경에게 모든 사실을 들키자 그 애를 위한 완벽한 덫을 준비한다. *메일:soyaun0905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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