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어디까지 사랑해줄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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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안 된다고 하면 나도 안 된다고 할 거야. 그녀와 함께한 순간들은 대부분 모든 게 처음이었다. 왕족의 혈통을 이어받은 공작의 후계자가 천대받는 소수민족의 평민 소녀와 남부 시골의 전원을 누빈 자유로운 날들이란. 그 시절은 그토록 강렬하고 그립고 눈부시어, 그의 청춘을 오롯이 잠식한 저주스러운 기억이 되었다. 그의 절절한 첫사랑을 비웃고 치욕적인 배신을 안겨주고 떠난 셀윈 늪지의 요물, 나타샤. 그녀가 선사한 그 모든 처음은 타오르는 불에 덴 화인처럼 그에게 새겨졌으니. 다시 마주한 재회의 순간에는 그가 그 뜨거운 화인을 돌려줄 차례였다. ** 검은 늪의 요물, 셀윈의 마녀. 셀윈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를 부르는 호칭은 하나같이 비호감의 총칭이었다. 그래도 나타샤는 상관없었다. 소수민족인 유레인 족을 착취하고 배척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그들의 적대감을 고스란히 돌려주면 그만이었으니. 그녀에게 마수를 뻗쳐오던 자작을 피해 달아날 때도 제 선택이 후회스럽지 않았다. 다만 저를 바라보던 깊고 순연한 회색 눈동자, 그를 뒤로하고 떠나야 했던 게 아쉬웠을 따름이다. 그가 어떤 가문의 자제인지 알았다면 애초에 말을 놓으며 어울릴 생각도 못 했을 텐데. . . 그리하여 5년 후, 치열한 전장에서 구르고 수도로 돌아온 젊은 공작은 저택의 신입 하녀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 내가 그때 안 된다고 하지 않았으니, 이제 와서 네가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거지. 안 그래? . . . ** - 나타샤. 내가 원한 게 고작 네 몸뚱이 한 번 갖는 건 줄 알아? 웃기지 마. 그때도, 이번에도. 얌전히 있던 제게 먼저 달려들어 놓고는. 그리 뜨거운 밤을 보내고도 또 거절인가. -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정 그렇다면 다른 제안을 하지. 공작부인이 되기 싫다면, 일단 공작가의 봉신이 되어봐. 봉신으로서 능력을 증명하고, 자작에게 예전에 빼앗긴 것을 전부 네 힘으로 되찾아가도록 해. ……! 어때. 이건 좀 구미가 당기지 않나? 나타샤의 호수 같은 눈동자가 흔들렸다. 거센 소용돌이가 이제 막 중심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결단코 이겨야만 하는 싸움을 앞두고. *작가 이메일 : traum24@kakao.com

- 네가 안 된다고 하면 나도 안 된다고 할 거야. 그녀와 함께한 순간들은 대부분 모든 게 처음이었다. 왕족의 혈통을 이어받은 공작의 후계자가 천대받는 소수민족의 평민 소녀와 남부 시골의 전원을 누빈 자유로운 날들이란. 그 시절은 그토록 강렬하고 그립고 눈부시어, 그의 청춘을 오롯이 잠식한 저주스러운 기억이 되었다. 그의 절절한 첫사랑을 비웃고 치욕적인 배신을 안겨주고 떠난 셀윈 늪지의 요물, 나타샤. 그녀가 선사한 그 모든 처음은 타오르는 불에 덴 화인처럼 그에게 새겨졌으니. 다시 마주한 재회의 순간에는 그가 그 뜨거운 화인을 돌려줄 차례였다. ** 검은 늪의 요물, 셀윈의 마녀. 셀윈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를 부르는 호칭은 하나같이 비호감의 총칭이었다. 그래도 나타샤는 상관없었다. 소수민족인 유레인 족을 착취하고 배척하는 마을 사람들에게 그들의 적대감을 고스란히 돌려주면 그만이었으니. 그녀에게 마수를 뻗쳐오던 자작을 피해 달아날 때도 제 선택이 후회스럽지 않았다. 다만 저를 바라보던 깊고 순연한 회색 눈동자, 그를 뒤로하고 떠나야 했던 게 아쉬웠을 따름이다. 그가 어떤 가문의 자제인지 알았다면 애초에 말을 놓으며 어울릴 생각도 못 했을 텐데. . . 그리하여 5년 후, 치열한 전장에서 구르고 수도로 돌아온 젊은 공작은 저택의 신입 하녀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 내가 그때 안 된다고 하지 않았으니, 이제 와서 네가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거지. 안 그래? . . . ** - 나타샤. 내가 원한 게 고작 네 몸뚱이 한 번 갖는 건 줄 알아? 웃기지 마. 그때도, 이번에도. 얌전히 있던 제게 먼저 달려들어 놓고는. 그리 뜨거운 밤을 보내고도 또 거절인가. -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정 그렇다면 다른 제안을 하지. 공작부인이 되기 싫다면, 일단 공작가의 봉신이 되어봐. 봉신으로서 능력을 증명하고, 자작에게 예전에 빼앗긴 것을 전부 네 힘으로 되찾아가도록 해. ……! 어때. 이건 좀 구미가 당기지 않나? 나타샤의 호수 같은 눈동자가 흔들렸다. 거센 소용돌이가 이제 막 중심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결단코 이겨야만 하는 싸움을 앞두고. *작가 이메일 : traum24@kakao.com

다중인격여주걸크러쉬집착남절륜남순정남첫사랑재회오해애증성장물
2024. 11. 22. 01:00까지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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