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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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둘, 뙤약볕에 체온마저 녹던 한여름. 또한 아빠가 낯선 여자와 모텔에 들어간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막대 아이스크림을 핥던 나는 그 장면을 목격했다. 스물 셋인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내 눈을 가리던 너의 따뜻한 두 손과 컴컴해지던 시야까지도. 이애담, 애담아. 너는 알까. 나를 부르며 달려오던 너는 꼭 해바라기 같았다는 걸. 뜨거운 열기도, 손가락을 적시던 끈적한 아이스크림도, 차오르던 눈물도. 너랑 있으면 그 모든 것들이 해바라기 밭의 일부 같았다는 걸. "내가 남자로 안 보여?" "응." "왜?" "그야 넌." 나는 씁쓸히 웃으며 아까부터 부딪치던 손에 슬며시 깍지를 꼈다. "나와 어울리지 않은 사람이니까."

열 둘, 뙤약볕에 체온마저 녹던 한여름. 또한 아빠가 낯선 여자와 모텔에 들어간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막대 아이스크림을 핥던 나는 그 장면을 목격했다. 스물 셋인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내 눈을 가리던 너의 따뜻한 두 손과 컴컴해지던 시야까지도. 이애담, 애담아. 너는 알까. 나를 부르며 달려오던 너는 꼭 해바라기 같았다는 걸. 뜨거운 열기도, 손가락을 적시던 끈적한 아이스크림도, 차오르던 눈물도. 너랑 있으면 그 모든 것들이 해바라기 밭의 일부 같았다는 걸. "내가 남자로 안 보여?" "응." "왜?" "그야 넌." 나는 씁쓸히 웃으며 아까부터 부딪치던 손에 슬며시 깍지를 꼈다. "나와 어울리지 않은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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