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을 죽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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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죽었다. 그 말은 곧 나, 유리엘 리아트리스의 인생도 완전히 끝이 났다는 소리다. 나는 팔려가듯 공작가로 시집을 갔다. 망연해하는 내게 시아버지인 공작이 약속하길, “허면 이렇게 할까? 네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 내가 네 보호자가 되어주는 걸로.” “열여덟 생일이 지나면 이혼을 시켜주마. 그때 돼서 네가 원하는 곳 어디로든 가면 돼.”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처음부터 이 결혼에 회의적이었던 남편은 결혼식 날에도 끝내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그래도 상관 없었다. 3년. 딱 3년만 참으면 나는 자유의 몸이 될 테니까. 나는 쥐 죽은 듯 조용히 그 시간들을 버텨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날이 왔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난 그런 계약 한 적 없어.” “따지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죽은 내 아버지 무덤에 가서.” 죽은 아비를 들먹이며 느른하게 웃는 내 남편의 낯은 마치 금수와도 같았다. 그는 어째선지 나와 이혼해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이혼을 약속했던 시아버지는 죽고 없고. 이제 이 말도 안 되는 결혼을 끝낼 방법은 단 하나. 남편을 죽이는 것뿐. arongee4@naver.com

오빠가 죽었다. 그 말은 곧 나, 유리엘 리아트리스의 인생도 완전히 끝이 났다는 소리다. 나는 팔려가듯 공작가로 시집을 갔다. 망연해하는 내게 시아버지인 공작이 약속하길, “허면 이렇게 할까? 네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 내가 네 보호자가 되어주는 걸로.” “열여덟 생일이 지나면 이혼을 시켜주마. 그때 돼서 네가 원하는 곳 어디로든 가면 돼.”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처음부터 이 결혼에 회의적이었던 남편은 결혼식 날에도 끝내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그래도 상관 없었다. 3년. 딱 3년만 참으면 나는 자유의 몸이 될 테니까. 나는 쥐 죽은 듯 조용히 그 시간들을 버텨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날이 왔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난 그런 계약 한 적 없어.” “따지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죽은 내 아버지 무덤에 가서.” 죽은 아비를 들먹이며 느른하게 웃는 내 남편의 낯은 마치 금수와도 같았다. 그는 어째선지 나와 이혼해줄 생각이 없는 듯했다. 이혼을 약속했던 시아버지는 죽고 없고. 이제 이 말도 안 되는 결혼을 끝낼 방법은 단 하나. 남편을 죽이는 것뿐. arongee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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