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었구나.” 낮게 묻는 그에게서 담배 냄새가 났다. 매서운 눈빛, 낯은 목소리, 살벌한 분위기에 담배 냄새까지. 희주는 아주 잠깐, 그가 제가 아는 감동하가 아닌 것은 아닐까,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다. 그녀의 의문에 답하듯 그가 들어올린 왼손에는 낯익은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그러니까 이 남자는 감동하가 맞다.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고 누구에게도 곁을 허락하지 않았던 단희주를 변화시킨 남자. 그녀의 마음을 열고 몸을 열어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감동하가 분명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오직 희주만 바라보던 충성스러운 눈동자엔 버려진 남자의 원망과 분노가 섞였다. “죽지 않고 살아 있었으면서 내게서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섬뜩한 물음에 희주가 어깨를 움츠렸다. 그가 커다란 손으로 희주의 가녀린 어깨를 감싸쥐었다. “너는 살아서는 두 번 다시 나를 떠나지 못해.” “…….” “아니 죽어서도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할 거야.” 섬뜩한 소름이 희주의 등줄기를 훑어 내려갔다. sausalito_sf@naver.com

“살아 있었구나.” 낮게 묻는 그에게서 담배 냄새가 났다. 매서운 눈빛, 낯은 목소리, 살벌한 분위기에 담배 냄새까지. 희주는 아주 잠깐, 그가 제가 아는 감동하가 아닌 것은 아닐까,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했다. 그녀의 의문에 답하듯 그가 들어올린 왼손에는 낯익은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그러니까 이 남자는 감동하가 맞다.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고 누구에게도 곁을 허락하지 않았던 단희주를 변화시킨 남자. 그녀의 마음을 열고 몸을 열어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감동하가 분명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오직 희주만 바라보던 충성스러운 눈동자엔 버려진 남자의 원망과 분노가 섞였다. “죽지 않고 살아 있었으면서 내게서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섬뜩한 물음에 희주가 어깨를 움츠렸다. 그가 커다란 손으로 희주의 가녀린 어깨를 감싸쥐었다. “너는 살아서는 두 번 다시 나를 떠나지 못해.” “…….” “아니 죽어서도 나에게서 벗어나지 못할 거야.” 섬뜩한 소름이 희주의 등줄기를 훑어 내려갔다. sausalito_sf@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