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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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게 뭡니까.” 불현듯 귓가를 스친 목소리에 현정의 걸음이 멈추었다. 승하는 픽 웃음을 흘렸다. 팔랑팔랑 흔들리는 몸에, 해쓱해진 얼굴. 한계에 다다른 게 뻔히 보이는데. 끝까지 도와달라는 말 한마디 없다. “일자리라도 소개해 주시게요?” “봐서.” 며칠 쉬는 동안 회사도 잘린 터라 당장 취업이 시급하긴 했다.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현정은 한풀 꺾인 목소리로 말했다. “집안일은 익숙해요. 회사에선 한영 번역했고. 엑셀도 잘해요.” “흠. 가정주부에 일반 사무라. 본인의 가치를 잘 모르네.” “……제 가치요?” “나한테 올래요? 알려줄 테니까.” “네?” 이규성에게 맞은 뒤통수가 아직도 얼얼한데. 무슨 또 장난질인가 싶었다.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남자는 탐난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뜨거우면서도 동시에 차갑게 응시하는 시선이 꼭 먹잇감을 대하는 듯 이중적이었다. “이규성 같은 쓰레기 버리고, 나와 함께 있자는 말입니다.” 현정의 눈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이해가 안 되는데요.” “내가 남편 대타해줄 테니까.”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가 구명줄을 왜 던졌는지는 모르겠는데, 우습게도 싫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왜요?” 승하는 부드럽게 그녀를 끌어당겼다. 너무나 쉽게, 간격이 가까워졌다. 집요한 시선이 이마 위에서 떨어졌다. “신파는 싫은데 정현정이 하는 복수극은 재밌을 거 같아서.” ------------- *혼인빙자간음죄를 저지른 가짜 남편과 십년지기 절친의 바람을 알게 된 여주인공의 복수극. *rapid_writer27@naver.com

“잘하는 게 뭡니까.” 불현듯 귓가를 스친 목소리에 현정의 걸음이 멈추었다. 승하는 픽 웃음을 흘렸다. 팔랑팔랑 흔들리는 몸에, 해쓱해진 얼굴. 한계에 다다른 게 뻔히 보이는데. 끝까지 도와달라는 말 한마디 없다. “일자리라도 소개해 주시게요?” “봐서.” 며칠 쉬는 동안 회사도 잘린 터라 당장 취업이 시급하긴 했다. 자존심이 상하긴 했지만, 현정은 한풀 꺾인 목소리로 말했다. “집안일은 익숙해요. 회사에선 한영 번역했고. 엑셀도 잘해요.” “흠. 가정주부에 일반 사무라. 본인의 가치를 잘 모르네.” “……제 가치요?” “나한테 올래요? 알려줄 테니까.” “네?” 이규성에게 맞은 뒤통수가 아직도 얼얼한데. 무슨 또 장난질인가 싶었다.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남자는 탐난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뜨거우면서도 동시에 차갑게 응시하는 시선이 꼭 먹잇감을 대하는 듯 이중적이었다. “이규성 같은 쓰레기 버리고, 나와 함께 있자는 말입니다.” 현정의 눈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이해가 안 되는데요.” “내가 남편 대타해줄 테니까.”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가 구명줄을 왜 던졌는지는 모르겠는데, 우습게도 싫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왜요?” 승하는 부드럽게 그녀를 끌어당겼다. 너무나 쉽게, 간격이 가까워졌다. 집요한 시선이 이마 위에서 떨어졌다. “신파는 싫은데 정현정이 하는 복수극은 재밌을 거 같아서.” ------------- *혼인빙자간음죄를 저지른 가짜 남편과 십년지기 절친의 바람을 알게 된 여주인공의 복수극. *rapid_writer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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