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할 셈이야?" "알고 있잖아, 어린 성직자." 남자의 금색 눈동자가 불길하게 빛났다. 비올렛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이 세상의 온전한 파멸." 빨간 두건을 입은 정식 사제인 비올렛은 처음 맡은 임무에서 산적의 습격을 받아 위험에 빠진다. 그런 비올렛을 도와준 것은 카렐이라는 사냥꾼이었다. 턱수염이 덥수룩해서 아저씨라고 불렀더니, 이 아저씨 턱수염을 깎고 나니 완전히 딴 사람이다. “눈 감아, 비올렛.” “정말 별 뜻이 있는 건 아니니까, …알다시피 여기 열원은 나 뿐이고, 괜찮겠어?" “세상에 그런 건 없어. 지금은 아파서 그런 거야. 낫고 나면, …괜찮을 거야.” 게다가 너무 다정하고 상냥해서, 자꾸만 마음이 흔들린다. “그 체구에 턱수염까지! 산적같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다정하잖아요!” “입이 살아난 걸 보니 확실히 괜찮아졌나보군. 이젠 실례라는 생각도 안 하는 거야?” 외로웠던 내가 정말 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저씨도…….” “응?” “세레나데 불러본 적 있어요?” “듣고 싶어?” 카렐이 낮게 웃었다. 이윽고 귓가로 속살거리듯 부드러운 멜로디가 내려앉았다. 그저 사랑하기만 하면 되었던 그때는 알지 못했다. 곧 그와 작별하게 되리란 것을, 내가 죽고마리란 것을, 그 때문에 미쳐버린 그가 나와 세상을 맞바꿔버릴 것이란 사실을 말이다. #다정남 #능력남 #상처남 #여주성장물 #능력여주 #쌍방구원 미계약작. walnut026@gmail.com 책표지 : Courage, Anxiety and Despair - Watching The Battle (1850) by James Sant.
"무얼 할 셈이야?" "알고 있잖아, 어린 성직자." 남자의 금색 눈동자가 불길하게 빛났다. 비올렛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이 세상의 온전한 파멸." 빨간 두건을 입은 정식 사제인 비올렛은 처음 맡은 임무에서 산적의 습격을 받아 위험에 빠진다. 그런 비올렛을 도와준 것은 카렐이라는 사냥꾼이었다. 턱수염이 덥수룩해서 아저씨라고 불렀더니, 이 아저씨 턱수염을 깎고 나니 완전히 딴 사람이다. “눈 감아, 비올렛.” “정말 별 뜻이 있는 건 아니니까, …알다시피 여기 열원은 나 뿐이고, 괜찮겠어?" “세상에 그런 건 없어. 지금은 아파서 그런 거야. 낫고 나면, …괜찮을 거야.” 게다가 너무 다정하고 상냥해서, 자꾸만 마음이 흔들린다. “그 체구에 턱수염까지! 산적같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다정하잖아요!” “입이 살아난 걸 보니 확실히 괜찮아졌나보군. 이젠 실례라는 생각도 안 하는 거야?” 외로웠던 내가 정말 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저씨도…….” “응?” “세레나데 불러본 적 있어요?” “듣고 싶어?” 카렐이 낮게 웃었다. 이윽고 귓가로 속살거리듯 부드러운 멜로디가 내려앉았다. 그저 사랑하기만 하면 되었던 그때는 알지 못했다. 곧 그와 작별하게 되리란 것을, 내가 죽고마리란 것을, 그 때문에 미쳐버린 그가 나와 세상을 맞바꿔버릴 것이란 사실을 말이다. #다정남 #능력남 #상처남 #여주성장물 #능력여주 #쌍방구원 미계약작. walnut026@gmail.com 책표지 : Courage, Anxiety and Despair - Watching The Battle (1850) by James S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