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겨울, 선의는 도난죄로 5년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하게 된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한 남자. "한 회장 죽였다면서." 생전 처음 본 남자가 그녀의 비밀을 알고 있다.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해 온다. * * * "원래 연기를 못 해요?" "......." "아니면 상대가 나여서 힘들어하는 건가." 말을 마친 그가 갑자기 제 무릎 위에 나를 앉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거부할 틈도 없었다. 뒤늦게 벗어나려고 했지만 허리를 감은 팔에 힘만 가해질 뿐이었다. 당황스러움에 그를 내려다보자 그가 아, 하는 짧은 음성을 내뱉었다. 머리칼이 눈을 스쳤는지 왼쪽 눈을 찡그리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의 얼굴을 붙잡았다. "괜찮아요?" 그 순간, 감겨 있던 눈이 떠지며 옅은 색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선명히 빛났다. 한참 동안 나를 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하면 되는데." 몸이 더욱 끌어당겨졌다. 조금만 움직여도 입술이 맞닿을 거리였다. "남들 앞에 있을 때도." "......." "나밖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그의 시선이 입술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왔다. "우리 약혼한 사이잖아." 전과 달리 눈빛이 한층 더 짙어져 있었다.
그 해 겨울, 선의는 도난죄로 5년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하게 된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한 남자. "한 회장 죽였다면서." 생전 처음 본 남자가 그녀의 비밀을 알고 있다.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해 온다. * * * "원래 연기를 못 해요?" "......." "아니면 상대가 나여서 힘들어하는 건가." 말을 마친 그가 갑자기 제 무릎 위에 나를 앉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거부할 틈도 없었다. 뒤늦게 벗어나려고 했지만 허리를 감은 팔에 힘만 가해질 뿐이었다. 당황스러움에 그를 내려다보자 그가 아, 하는 짧은 음성을 내뱉었다. 머리칼이 눈을 스쳤는지 왼쪽 눈을 찡그리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의 얼굴을 붙잡았다. "괜찮아요?" 그 순간, 감겨 있던 눈이 떠지며 옅은 색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선명히 빛났다. 한참 동안 나를 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하면 되는데." 몸이 더욱 끌어당겨졌다. 조금만 움직여도 입술이 맞닿을 거리였다. "남들 앞에 있을 때도." "......." "나밖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그의 시선이 입술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왔다. "우리 약혼한 사이잖아." 전과 달리 눈빛이 한층 더 짙어져 있었다.